산재 요양 쿠팡맨 계약해지 논란...노동위 심판에 촉각 곤두

조나리 기자l승인2017.06.15l수정2017.06.16 10:0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산재를 신청해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며 구제진정(갱신대기권)을 제기한 쿠팡 배송 노동자(이하 쿠팡맨) 이모씨의 노동위원회 최종 심판이 오는 16일 선고된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월 말 쿠팡 측으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씨는 2015년 9월 21일 입사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한 단 차례 지각이나 결근이 없는 것은 물론 초과근무나 타지역 배송 지원 업무도 성실히 수행해왔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그러던 중 이씨는 ‘탑차 내부에 올라갈 땐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회사 규정에 따라 비가 오는날 신발을 벗고 배송탑차에 오르다 발이 미끄러져 쿠팡카에서 떨어졌다. 현재 쿠팡에서는 해당 규정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진단명은 전방십자 인대파열, 반월상 연골 파열이다. 사고 당시 119구급차로 긴급후송 됐고 수술을 받은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 지난해 10월 14일 공단의 1차승인(2016년 9월 3일~11월 30일)을 받았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에서는 같은해 12월 1일~2017년 2월 28일(2차 연장), 3월 1일~5월 31일(3차 연장)까지 요양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씨는 요양기간 중이던 지난 3월 31일부로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 산재요양 중 해고는 금지돼있으나 계약기간 만료에 의한 해고는 제한이 없다는 것을 사측이 악용했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쿠팡 측 법률 대리인은 “신청인과 피신청인과의 근로관계는 기간제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종료됐다”며 “피신청인이 신청인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지 않은 것은 신청인의 근무상황 및 배송 업무 수행 능력을 고려할 때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의견을 공단 측에 제출했다.

반면 이씨 측 대리인(노무법인 나래)은 “비록 신청 근로자가 6개월 단위의 계약직(기간제) 근로자이긴 하나 계약갱신 기대권을 가진 근로자에게 합리적인 사유 없이 요양치료를 이유로 계약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쿠팡, 열악한 근무환경 방치...택배노동자, 상시적인 산재 위험”

2015년 쿠팡은 2년 내에 자사 ‘쿠팡맨’을 1만5천명으로 늘리고 이 중 60%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쿠팡맨은 3천600명이고 이중 정규직은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쿠팡은 2015년 5천470억원, 2016년 5천6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이후 쿠팡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6개월 단위의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 온라인 쇼핑시장의 급성장으로 택배물량이 매년 10%이상 증가한 것도 쿠팡의 손실과 쿠팡맨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부추겼다.

이씨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사측의 과도한 업무지시로 인한 격무에 시달렸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그에 대한 사례로 노조 측은 타지역 업무 강요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씨는 사고 직전까지 회사의 인력부족을 이유로 본인 근무지인 부산 2캠프(사상구)가 아닌 타 지역 배송 지원을 했다. 지난해 7~8월에는 모텔에서 합숙하며 서울지역 배송지원을 했고, 일주일 내내 부산에서 1시간 30분 소요되는 김해지역 배송지원과 울산지역 배송지원을 했다.

업무량이 많아질수록 택배노동자들의 산재 위험도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2014년 12월 발표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실태조사 및 보호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애로사항에 대해 “매일 운전을 하며 왼쪽 클러치를 밝고,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업무로 인해 왼쪽 대퇴부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운전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재해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이 택배노동자의 근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택배노동자 3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역시 이같은 내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1년 동안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1%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요통이 있다고 답한 택배노동자도 40.7%에 달했다. 어깨와 목, 팔 등의 근육통은 66.8%, 엉덩이와 다리, 무릎, 발 등 하지 근육통 55.1%, 전신피로도 58.6%에 달했다.

이처럼 산재위험이 높은 직종이면서도 택배노동자들의 산재보험 적용 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등록돼 있는 택배노동자 수는 1만1천300여명이지만, 이중 70%는 ‘적용제외’ 신청을 했기에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즉 산재보험에 가입된 택배노동자는 3천400여명으로 전체 택배노동자 4만5천여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택배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율이 낮은 이유로 노조 측은 산재보험에 대한 정보 부족과 대리점 사장의 회유를 지적했다.

택배연대노조는 “택배노동자는 업무 과정에서 상시적으로 산재 위협을 겪고 있지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대리점 측의 협박에 가입을 못하는 실정”이라며 “더욱이 이번 사건은 그런 회유에도 불구하고 산재를 신청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부당해고 한 사건으로써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측은 구제신청을 인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저작권자 © 비즈넷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나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9, 1107호(주)피앤플러스  |  전화 : (02)3472-1507  |  팩스 : (02)3472-1509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3482  |  발행인 편집인 : 백승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승주
비즈넷타임스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7 비즈넷타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