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규제法 발의 봇물...“관련법 허점투성이 여전”

조나리 기자l승인2017.06.17l수정2017.06.23 10: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뉴시스

계약갱신 10년 제한·보복금지 법안 통과돼야
가맹점 ‘나몰라라’...본사 위주 수익구조도 손봐야

[비즈넷타임스=조나리 기자]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막기 위한 법적 장치가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입점 규제 법안이 발의된 데 이어 불공정행위 금지 청구권을 도입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가운데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표적 ‘갑질’ 사건으로 불거졌던 사안에 대한 규제는 속도가 미진한 상황이다. 시민단체 및 가맹점주들은 중구난방식 법안 발의보다는 그간 논란이 된 사례들을 중심으로 개정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점주들의 수익보다는 본사의 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구조 역시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랜차이즈 규제 법안 봇물...내용은 ‘글쎄’

지난 4월 외식 프랜차이즈 본죽은 가맹점에 소고기 장조림 등의 식자재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허위사실을 제공, 구입을 강제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4천6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멕시카나는 과거 점주들의 동의 없이 닭 공급업체를 변경, 품질 저하에 따른 불만과 손실 피해를 점주들에게 떠넘겨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죠스푸드’는 죠스떡볶이 가맹사업을 운영하면서 같은 브랜드로 편의점에 납품해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일으켰다. 또 점포 리뉴얼 비용 일부를 점주들에게 떠넘기다 공정위로부터 1천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갑질’ 문제가 본격화된 첫 사건은 2013년 ‘남양유업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남양유업의 경우 프랜차이즈사업이 아닌 대리점 체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남양유업은 당시 대리점에게 ‘물량 밀어내기’에 이어 영업사원이 아버지뻘 되는 점주에게 욕설을 퍼붓는 통화음성이 인터넷에 폭로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낳았다. 이후 24시간 강제영업과 계약 해지 시 고액의 위약금 등을 청구하는 등의 편의점 업계의 갑질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대리점의 경우 물량 밀어내기나 온라인, 오프라인 대리점에 대한 차별대우 등의 문제가 주로 대두됐다면 프랜차이즈는 △거래거절 △일방적 계약해지 △구속조건부거래 △거래상 지위 남용 △부당한 손해배상의무 부과행위 △부당한 점포환경 개선부담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광고·판촉행사 관련 집행 내역 통보 거부 등 대리점 및 편의점업계 갑질보다 더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물론 대부분 관련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지만 가맹점주들은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되는 가맹사업 분쟁조정신청 건수도 2015년 522건에서 2016년 593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다. 이마저도 못가고 폐업을 하는 사업체는 더욱 많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프랜차이즈 사업체는 1천308개가 생겼고, 867개가 없어졌다. 하루 평균 3.6개가 생기고, 2.4개가 사라진 것이다. 평균 영업기간도 5년 3개월에 불과하다. 이는 도소매업 9년 7개월, 서비스업 8년과 비교해도 2년 이상이 짧은 기간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무려 190건의 가맹사업법 위반 사건을 제재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가 심화되면서 각종 규제 법안도 쏟아져 나왔다. 지난 3월 가맹본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거래에 대한 서면실태조사를 공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처리되는 등 20대 국회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막기 위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일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이 가맹본부의 부당행위에 대해 가맹점주가 법원에 금지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가맹점주들이 막대한 피해가 예견되는 본사의 조치에 대해 법원에 미리 금지를 청구, 가맹본부가 이를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공정위가 시행하는 시정조치 및 과징금 등의 행정적 제재만으로는 피해 당사자의 실질적인 권리구제 및 피해 예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한 지난 9일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반경 1㎞ 내 같은 업종이 출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주목을 받았다. 물론 편의점의 경우 같은 브랜드의 500m 내 출점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률로 명시가 안 돼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향후 편의점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매장은 사실상 추가 출점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더해 현재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선 28개의 규제가 담긴 개정안들이 심사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정보공개서 기재 사항에 가맹점사업자의 순이익 사항 추가(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금지 및 부당한 업무제휴 강요금지(조배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맹본부 판촉행사시 가맹사업자 사전 동의 의무화 및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미등록 신고포상금 신설(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필수물품 구매강요 금지(제윤경 의원) △가맹사업자에게 가맹계약 해지권 부여(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 △광역자치단체 조사권 부여(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가맹점주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문제들은 많다. 그 중 하나는 가맹점주의 계약 갱신요구권을 10년으로 제한한 것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에서는 최장 10년 한도 내에서 가맹계약 갱신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가맹계약은 통상 2년 내지 3년 단위로 체결한다. 그러나 가맹본부가 해당 규정을 악용해 10년이 만료된 가맹점주들에게 합리적 사유 없이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됐다. 보통 해당 매장이 매출이 높을 경우 이런 위험이 더욱 따른다. 또는 굳이 계약해지까지 계획하지 않더라도 재계약 조건으로 인테리어 개선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동주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프랜차이즈 규제법안 발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에 대해 “가맹법이 최근 2~3년간 조금씩 개정이 돼왔지만 전 정부에서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개선이 돼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점주들의 고통은 지속돼왔고 시민단체나 점주협의회 등에서 요구했던 법안들이 외면돼왔던 측면이 있다 보니 공백을 채우기 위한 국회차원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동주 위원장은 “다소 현실감이 떨어지는 법안도 보인다. 특히 1km내 동일업종 출점금지 법안의 경우 취지는 동의하지만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법안들이 발의되면 찬반논쟁만 벌이다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우 가맹점주들의 수익보다는 본사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면서 “본사에서 구입해야하는 필수품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점주들의 마진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맹본사, 과징금 물면 그만...‘보복금지’ 법안 시급히 통과돼야”

문제는 가맹본사가 불공정행위로 제재를 받더라도 솜방망이 수준의 과징금만 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반면 가맹점주들은 한 번 분쟁에 휘말릴 경우 그 피해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10일 가맹점주들에게 계약서상 근거 없이 어드민피라는 명목의 가맹금을 부과한 피자헛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이를 돌려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가맹계약에 따르면 어드민피를 부과할 근거가 없고 묵시적인 합의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75명 중 50명에게 1인당 583만~9천239만원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계약서상 어드민피를 내기로 합의서를 작성한 가맹점주들은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일부 판결을 뒤집었다. 합의서의 내용이 가맹점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한 조항이라고 판단한 1심 판결이 일부 뒤집히면서 원고 중 일부는 그간 지급했던 어드민피 가맹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합의서에 사인을 했던 점주들은 당시나 지금이나 해당 가맹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길이 없다.

▲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가 피자헛 가맹점협의회로부터 제공받은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합의서 내용이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급부의 내용을 결정하거나 그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특정 서비스에 대한 어드민피를 부과하는 것이 약관규제법에서 금지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협의회 측은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이 가맹점주들의 보호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입장이다. 2심 재판부의 논리대로라면 가맹본부가 ‘가맹금과 관련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식의 약관만 아닌 이상 각종 명분의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것은 계약체결 자유의 원칙상 보호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 된다.

판결 내용의 논쟁 여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협의회 측은 상고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공정위와 법원 등에 사건을 접수하며 다툼을 이어온 점주들 역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협의회 측 관계자는 “피자헛이 상고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점주들도 조만간 논의를 거쳐서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면서 “2심 판결이 지난 1월 공정위 결정과 너무나 흡사해 더 이상 싸울 의미가 남아있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난 1월 공정위는 피자헛의 어드민피 부과 건에 대해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기간만 위법행위로 보고, 그 기간만큼의 과징금만 부과했다. 이 관계자는 또 “더구나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각종 가맹금을 부과하고 그 돈이 어디에 사용했는지 명확히 공개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많은 가맹점주들이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제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본부의 갑질은 가맹금 부과나 재료 강매 등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잘못된 문제를 제기하는 매장을 불쑥 찾아와 마치 세무조사 하듯이 갑자기 위생점검을 한다 던지 매출 수수료를 제대로 냈는지 조사를 하는 등의 횡포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관계자도 “보복금지 법안도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면서 “본사들이 특정 지점 근처에 다른 매장을 ‘보복 출점’한다든지 별다른 이유 없이 법적으로 괴롭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계약갱신권도 최근 15년, 20년 말이 많은데 아예 기간 제한을 없애야 한다”면서 “갱신 기간 제한이 없더라도 본사와 지점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는 많이 있다. 사유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라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부터 적용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또한 적용 대상에 제한을 두고 있어 보호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통과된 징벌적 손배제도 역시 모든 위법행위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부당거래 거절이나 허위과장 광고 등에만 적용된다”면서 “이를 모든 위법행위에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피하는 방법

① 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 검토
가맹계약 체결에 앞서 가맹본부와 가맹사업 현황을 볼 수 있는 정보공개서를 확인하는 게 좋다. 정보공개서를 통해 선택하려는 브랜드가 어떤 단계(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인지 알 수 있다. 또한 본부와 임원진의 공정위 제재나 소송 및 형사처벌 여부도 확인 할 수 있다.

② 지역상권 조사
인근가맹점현황문서를 통해 가맹점을 운영할 곳 인근에 있는 10개 가맹점 목록을 확인 할 수 있다. 정보공개서와 인근 가맹점 목록 모두 가맹본부로부터 계약 체결 전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사이트에서도 열람 가능하다.

③ 점주 모임 네트워크 활용
‘친 본사’적인 점주 단체가 아닌 순수하게 점주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 등의 활동도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카페에 가입해 각 지역 점주들의 사업 현황도 확인하고 궁금한 점을 문의해도 쉽고 빠르게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조나리 기자  bitjo@biznettimes.co.kr
<저작권자 © 비즈넷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나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9, 1107호(주)피앤플러스  |  전화 : (02)3472-1507  |  팩스 : (02)3472-1509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3482  |  발행인 편집인 : 백승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승주
비즈넷타임스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7 비즈넷타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