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 부동산 대책···시장 안정화 가능할까

투기지역내 주택담보대출 가구당 1건으로 제한···LTV·DTI 하향 조정 김수찬 기자l승인2017.08.03l수정2017.08.10 13:2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김수찬 기자] 문재인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소득세 강화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등 역효과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칫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방위적인 규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이 안정화 될지, 경색 될지는 미지수다. 주택시장 과열을 완화하고 시세차익 목적의 투기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역효과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쓸 수 있는 카드를 총 동원한 대책’으로 평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 서민들의 삶의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이번 정책의 결과에 따라 향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에도 큰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 투기수요 억제,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 재편한다

2일 국토교통부는 다주택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겠다며 ‘주택시장 안정화방안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서울과 세종, 수도권 일부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지정하고 청약부터 조세, 금융, 정비사업 등을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투기과열지구는 물론 투기지구, 조정대상지역까지 지정한데다 금융·조세부터 청약까지, 정비사업도 재건축은 물론 재개발까지 두루 규제했다는 점에서 총망라한 규제책으로 평가했다. 특히 다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맞춰 갭투자와 같은 투기수요를 차단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감독규정 개선을 통해 기존 청약조정지역 중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60%와 50%에서 40%로 일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서는 3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되는 사업장 관련 아파트 집단대출 중 중도금과 잔금대출에도 LTV와 DTI가 일괄 40%로 적용된다. 기존 청약조정대상지역내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는 LTV·DTI비율을 불과 한 달여 만에 추가 하향조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7월 3일 기준으로 이 지역 LTV·DTI비율을 70%에서 60%, 60%에서 50%로 각각 하향 조정한 바 있다.

▲ 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효과 비교 사진=뉴시스

정부는 이에 더해 투기지역 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존 차주당 1건에서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 등 아파트 집단대출도 주택담보대출이기 때문에 투기지역내에서는 주택을 한채 보유한 경우 추가로 신규분양을 받아 갈아타는 것도 불가능해 진다. 투기지역내에는 사실상 1가구당 1채 보유만 허용되는 것이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에 속한 경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LTV·DTI 비율을 10%포인트 추가로 낮춰 30%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세대 기준으로 투기지역내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1건 있으면 추가대출이 불가능하다. 다만 투기지역 밖의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투기지역내에 주택을 추가로 구매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LTV·DTI 30%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연봉 6천만원짜리 직장인이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내 8억원짜리 주택을 구매할 경우 20년간 원리금분할상환, 연 3.5% 금리로 대출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기존 대출이 전혀 없다면 기존에는 4억3천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3억4천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이에 더해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다주택자는 2억6천만원까지만 대출이 허용된다. 다만, 실수요자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서민·실수요자는 LTV·DTI를 10%포인트씩 완화한 50%를 적용키로 했다.

무주택세대주이자 부부합산 연소득 6천만원(생애최초구입자는 7천만원) 이하이면서 주택가격이 6억원(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 실수요자의 경우 LTV·DTI가 50%로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존대로 LTV 70%, DTI 60%가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금융규제 강화로 인해 영향을 받을 신규차주는 전체의 80%, 실수요자를 제외할 경우 66%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 중도금 대출보증(9억원 이하 주택)을 1인당 통합 2건 이하에서 세대당 통합 2건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은 세대당 1건으로 강화한다.

▲ 사진=뉴시스

은행권 수익 악화 '먹구름'···전문가들과 여야 간 평가 엇갈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책을 내놓음에 따라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며 호황을 누려온 은행권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간 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열기와 맞물려 급증한 주택담보대출 덕에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이자이익을 통해 높은 순익을 거둬왔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은행들의 주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주택담보대출의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한도가 낮아지고 대출 건수도 제한받게 되면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은행권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가계부채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예고된 만큼 어느 정도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강도가 더 세다는 반응이다. 앞으로 주택담보대출로 제대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강화된 규제책이 시행되면 당장 이달 말부터 대출절벽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대출받아 투자하려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다보면 전체적인 시장 수요가 수그러들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특히 강남구 등 투기지역으로 묶인 곳들이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지역들인데, 그 곳에서 수요가 줄어들면 실질적인 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은행들의 담보대출 비중이 전체의 40% 가량 차지하기 때문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대책이며, 시중자금이 가계부채로 쏠리는 것을 완화하는 대신 국내외의 생산적인 분야로 원활히 유입될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하고 필요한 부문은 개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화된 LTV·DTI 적용 등과 관련해 “금융시장과 금융소비자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금융업권별로 ‘합동대응팀’을 구성하겠다”며 “금융회사 준비상황, 대출동향을 일일 점검하는 등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해 부당한 영업행위를 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필요시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한 우원식(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도 이번 대책에 대해 엇갈린 평을 내놓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2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안에 대해 일제히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2일 주택시장 종합대책 발표와 관련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무수히 내놓았던 부동산 정책들의 재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논평을 내고 이같이 말한뒤 “과연 이번 정책으로 투기지역을 규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혹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는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내놓은 설익은 대책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6·19 부동산 대책이 맞춤형 규제라고 자신했지만 오히려 7월에는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폭이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며 “부동산 폭등에 시스템 전반을 총체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제2의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복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은 시장에서 실패로 결론난지 오래”라며 “(추가 부동산 정책은) 노무현 정부 ‘시즌 투(2)’ 같다”고 혹평했다. 이 대표는 “지금 문제가 되는 강남권 중심의 아파트값 상승은 10년째 계속되는 초저금리, 새 아파트 공급부족, 재건축으로 인한 단기 공급위축 등 구조적인 원인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턱없이 모자라는 고질적인 서울의 주택공급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분양원가 공개를 미뤄야 할 이유가 없기에 후분양제 도입을 촉구한다”며 “양도세 중과세라는 당연한 조치가 포함된 것은 환영하지만 보유세 강화 등 불로소득 환수라는 확실한 세제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3일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강남권 포함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앙등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며 비난 잠재우기에 나섰다. 김 수석은 “주택 공급을 적게 하면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비판과 우려가 있지만, 지난 3년간 공급된 주택량은 단군 이래 최대다. 솔직히 이렇게 공급돼서 새 정부 출범 전에는 주택 가격이 하락 내지 장기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급등의 핵인 강남지역의 공급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최근 굉장히 많은 강남 재건축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몇 년 평균치의 3배가 허가가 났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 수석은 “재작년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수도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는 수요 공급의 문제와 다른 차원의 과도한 양적 완화에 따른 머니 게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강남 부동산 가격은 여러 선진국 대도시들이 겪은 비정상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capksc3@biznettimes.co.kr
<저작권자 © 비즈넷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수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9, 1107호(주)피앤플러스  |  전화 : (02)3472-1507  |  팩스 : (02)3472-1509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 03482  |  발행인 편집인 : 백승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승주
비즈넷타임스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7 비즈넷타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