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댓글 사건’ 최종책임자는 원세훈

국정원 외곽팀 첫 영장·KAI 비리 영장 기각···檢 수사 제동 남선태 기자l승인2017.09.08l수정2017.09.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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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남선태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라고 판단을 내놓았다. 아직까지 원 전 원장보다 더 ‘윗선’인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수사대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까지는 국정원 댓글 활동의 최종 책임자는 원세훈 전 원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1, 2차에 걸쳐 48명을 수사 의뢰 받아 이들의 댓글활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댓글활동에 참여한 양지회 관계자 등 10여명을 피의자로 수사대상에 올린 상태다.

이어 검찰은 현재 2차 수사의뢰 된 댓글부대 외곽팀장 등을 대상으로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외곽팀 팀원들이 사용한 실제 아이디와 작성한 글을 분류 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ID를 확인하고 해당 ID로 작성된 글이 정치나 선거에 관여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후 검찰은 민병주 전 심리전단당 등을 상대로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민 전 단장이 이미 같은 사안으로 2013년 조사를 받았지만, 민간은 댓글부대 운영과 관련해 추가로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댓글부대 활동비 관련 영수증을 넘겨받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국정원 댓글활동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마친 뒤 원 전 원장에 대해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여론조작’을 위해 운영한 의혹을 받는 사이버외곽팀 팀장을 상대로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이 8일 기각돼 수사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밝혀낸 당시 외곽팀이 최대 30개에 달했고, 수사의뢰된 전·현직 팀장급 인물만 총 48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의 수사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검찰이 공직선거법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판사는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사유를 들여다보면, 법원은 우선 노씨 주도로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가 수십 명의 회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한 정황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원이 자체 조사로 확보한 내부 업무 자료와 검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증거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개로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자료를 숨기거나 삭제한 혐의(증거은닉)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지회 현 사무총장 박모씨의 영장 역시 기각됐다.

법원은 박씨가 국정원의 양지회 예산 지원 내역 등 업무 자료를 자신의 차에 숨기는 등 자료 일부를 은폐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해당 자료 내용이 노씨가 주도한 사이버외곽팀 활동과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 신병 확보를 계기로 다른 외곽팀장 수사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려던 검찰은 영장 기각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직후 “이 사안은 양지회 측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수억원대 국가 예산으로 활동비를 받으며 노골적인 사이버 대선 개입과 정치 관여를 한 것으로 법원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은 법원이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영장은 기각해 재청구가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한편 채용비리 혐의(업무방해 등)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의 구속영장도 이날 새벽 기각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의 KAI 경영비리 의혹 수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인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 회사 내부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 등에 비춰 피의자의 죄책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기본적 증거자료가 수집된 점, 주거가 일정한 점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군 고위 장성, 지자체 관계자, 언론인 등 유력인들의 청탁을 통한 대규모 부정 채용 의혹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법원이 상무급인 이 본부장을 실행 주체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은 지난달 4일에도 부하 직원이 협력업체서 받은 뒷돈 일부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는 KAI 전 생산본부장 윤모(59)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원가 부풀리기·분식회계 등 경영비리 의혹과 관련해 7월 14일 압수수색을 계기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전·현직 KAI 임원들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돼 일각에서는 좀처럼 수사 활로를 찾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남선태 기자  news@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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