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내 반대에도 ‘관세 폭탄’ 못 잃어

공화당·백악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콘 경제위원장까지 사퇴 최효진 기자l승인2018.03.07l수정2018.03.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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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공식 인스타그램

[비즈넷타임스=최효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을 비롯한 백악관·행정부 내 자유무역주의자들,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를 반대해왔다. 미국 경제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제 불능의 혼란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세계에 무역 전쟁의 파고를 몰고 온 것을 비롯해 극도의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고 여러 미국 언론이 일제히 지적했다.

트럼프 “캐나다·멕시코 제외하고는 관세 부과 예외 없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방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관세 철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를 겨냥해 “우리는 거기서 사업을 할 수가 없다. 그들은 관세보다 심한 무역장벽, 그리고 관세도 가지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수출하는 자동차에 세금을 매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앞서 EU는 자신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하고도 일방적인 조치가 취해질 경우 이에 상응한 보복 조치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면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만약 미국 노동자와 국민에게 공정한 거래를 성사한다면 두 나라에 대한 철강 관세는 협상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들의 공정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남겨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친구든, 적이든 간에 사실상 전세계 모든 나라에 의해 속아왔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금주 중 세부 이행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무역전쟁’ 선포 전까지도 백악관 보좌진들은 전혀 몰라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재확인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이날 관세 부과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발했다. 라이언 의장의 대변인인 애쉬리 스트롱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며 “우리는 이번 수입 관세 부과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제 개혁이 경제를 부양했다”며 “이러한 이로운 점이 위태롭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보좌진은 지난 1일 업무를 시작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정책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전혀 몰랐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체 간부들과 만났는데,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은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유예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회동 뒤 사진 촬영 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철강 관세 25% 부과 등의 조처를 전격 발표했다. 백악관은 아직 법률적 검토도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이 발표를 전후한 지난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한 주였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14일 백악관에서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공화당, 트럼프 설득 노력···게리 콘 경제위원장은 사퇴

백악관 내 자유무역주의자들은 공화당 지도부와 산업계 등 백악관 외부의 거센 반발을 지렛대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미 트럼프의 신임이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 국장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강경 보호무역주의자들에 기울어 보호무역자들의 말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자유무역주의자들은 이번 주 후반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트럼프 대통령간 간담회를 준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관세부과 결정을 발표한 철강과 알루미늄 업계 CEO들과의 간담회의 반대 성격이다. 간담회가 아직 잠정적이고 참석자들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자동차나 주류업체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무역전쟁의 결과를 극도로 우려하고, 백악관에 이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세제개혁법이 경제를 부양하고 있고, 우리는 분명히 이런 이득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인 캐빈 브래디(공화, 텍사스) 등 다른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관세부과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부과 조치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결국 사퇴에 이르렀다. 콘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폭탄 관세 부과에 반대해 온 인물이다.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콘 위원장이 사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자리를 떠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콘 위원장은 "역사적인 세제 개혁 통과를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친 성장 경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 기뻤다"는 짧은 성명만을 내 놨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콘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콘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사임 후에도 정책 논의를 계속 함께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콘 위원장이 그동안 관세 부과 결정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빚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관련 정책을 둘러싼 내부 권력 다툼에서 결국 밀려났다는 게 중론이다.

콘 위원장의 사퇴로 백악관 요직이 추가로 공석이 됐다. 앞서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과 롭 포터 비서실 차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최효진 기자  news@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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