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수입규제 건수 1위···확대 시 5년간 최대 13조원 손실

최효진 기자l승인2018.03.07l수정2018.03.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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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최효진 기자]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한국을 겨냥한 미국의 수입규제 건수가 총 40건으로 지난 2월에도 여전히 '부동의 1위'를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탁기·철강 부문에서 시작된 미국의 무역 규제가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까지 확대될 경우, 5년간 수출 손실 규모가 최대 13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7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입규제 2월 월간동향'(3월 5일 기준)에 따르면 한국 대상 각국 수입규제 건수는 총 196건으로 이 가운데 미국이 40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 수입규제 40건 중 30건은 반덤핑 조사이며, 상계관세와 세이프가드는 각각 8건과 2건으로 뒤를 이었다. 40건 가운데 2건(대형구경강관 반덤핑 및 상계관세)은 지난 1월 조사가 시작됐고 2월에는 신규 조사 건수가 없었다.

미국의 수입규제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철강·금속이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전자가 5건으로 뒤를 이었고 화학제품과 섬유류는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무역협회는 이처럼 미국의 대(對) 한국 수입규제가 많은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수입규제에 한국이 덩달아 함께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또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치는 대부분 민간 기업의 제소에 의해 이뤄지는데 우리 기업과 경쟁하는 미국 기업의 제소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규제가 많은 나라는 인도로 29건이었다. 이어 터키와 중국의 수입규제가 각각 15건과 1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는 지난 2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사를 새롭게 개시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수입규제 3위에 올랐다. 한편, 파키스탄은 지난달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 대한 포름산 반덤핑 규제를 종료했다.

미국의 무역 규제가 확대 될 경우 수출 손실 규모는 어마어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7일 전국경제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주최한 '대미통상전략 긴급점검 세미나'에서 미국의 무역 규제가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까지 확대될 경우, 5년간 수출 손실 규모가 최대 13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품목별 관세율 인상 폭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방식에 따라 한국 철강, 세탁기, 태양광전지, 반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향후 5년간 68억600만~121억6천800만달러(7조2천715억~13조2억9천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유발, 취업유발 손실 규모도 각 17조1천825억~31조8천835억원, 4만5천251~7만4천362명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철강의 경우 현재 가능성이 가장 큰 '글로벌 관세 25%'와 '표적관세 53%', '글로벌 쿼터(2017년 국가별 수출량 기준 63%만 수출 가능)' 3개 시나리오에 따라 5년간 수출 손실액이 각 24억달러(2조5천653억원), 52억6천300만달러(5조6천256억원), 77억6천200만달러(8조2천999억원)로 추산됐다. 최 교수는 "각 분야의 파급 영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시장의 상징성도 크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훈 전 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식 통상정책에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한동안 이 기조가 이어지고, 중국·EU 등 거대경제권의 보복 조치까지 더해지면 우리 수출과 경제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으로 일했고, 앞서 한미 FTA협상 수석대표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역임한 통상 전문가다. 그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을 분쟁 해결책으로 택할 때 같은 입장의 국가들과의 공동 제소하고,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미국 통상 압박을 완화하는 '소화전'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국의 대미 무역과 투자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미국 업계와 상하원 의원 등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우선 WTO 제소 등을 활용해 대응하고, 미국 핵심 통상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상특사' 파견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효진 기자  news@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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