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약’ 팔아 수익 늘리는 제약사

상위 10대 제약사 매출 40%가 외국계 도입 상품···자체약 개발 시급 이재영 기자l승인2018.04.13l수정2018.04.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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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이재영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외국계 제약사들로부터 도입한 상품매출로 매출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매출'은 다국적 제약사 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약을 도입해 팔아 얻는 수익을 말한다. 상위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 신약보다는 남의 제품으로 매출 실적을 올리는 빈약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위 10대 제약사의 매출 총액 8조5942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은 3조644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2.2%를 차지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상품매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광동제약이었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415억원으로 이 가운데 상품매출은 7923억원에 이르는 등 상품매출 비중이 69.4%에 달했다. 이는 2015년 인수한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인 코리아이플랫폼의 상품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공제약 개별기준으로는 지난해 매출액 6885억원 가운데 3406억원이 상품매출로 비중이 49.5% 크게 줄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코리아이플랫폼에서 도입한 상품매출 때문인데 제약사인 만큼 상품매출 비중을 따져보려면 연결기준이 아닌 개별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이플랫폼의 지난해 매출액은 4344억원이었다. 지난해 삼다수 매출액이 1917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음료제품이 전체 상품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광동제약은 2012년 12월 제주개발공사로부터 삼다수 판매권을 획득했다.

의약품 가운데는 프랑스 제약사 부카라 레코르다티사로부터 도입한 비타민D주사제 '비오엔주'가 51억8900억원을 기록했고 GSK로부터 도입한 영·유아 장염백신 로타릭스 등 면역주사제도 400억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광동제약에 이어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곳은 유한양행이었다. 상품매출로 고속 성장을 지속해 온 유한양행은 국내 1위 제약사지만 도입약 위주의 빈약한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액 1조4622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이 7964억원으로 상품매출 비중이 54.4%에 달했다. 매출액의 대부분을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약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특히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에서 수입한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등 3개 제품의 매출액이 329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비리어드'의 매출액이 154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0.5%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트라젠타'(1011억원), 트윈스타(73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매출액 효자 상품인 '비리어드'는 지난해 11월 특허가 만료됐고, 트윈스타 역시 같은해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가능해 졌다. 보통 특허가 만료될 경우 블록버스터 약물은 시장에 100개에 달하는 복제약이 쏟아지고, 오리지널약의 가격 인하 압박도 따라 오기 때문에 유한양행의 실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 사진=뉴시스

대웅제약도 지난해 전체 매출 8667억원 가운데 40.9%인 3546억원이 상품매출로 집계됐다. 대웅제약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도입한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정'이 669억원, 다이이치산쿄의 고혈압치료제 세비카, 세비카 HCT 등 '세비카 시리즈'가 651억원, 아스트라제네카의 위궤양치료제 넥시움정, 넥시움주 등 '넥시움 시리즈'가 400억원을 달성했다.

GC녹십자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879억원(개별기준 매출 1조984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액이 5855억원으로 전체의 45.4%에 달했다.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가 2335억원을 달성해 전체 매출액의 21.3%를 차지했고, 대상포진 예방백신 '조스타박스'도 1546억원으로 14.1%를 차지하는 등 전체 상품매출을 끌어올렸다.

JW중외제약도 지난해 매출액 5029억원의 50.6%인 2546억원이 상품매출로 집계됐다. 이는 계열사인 JW생명과학으로부터 도입한 기초·영양수액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3체임버 수액 위너프 등 JW생명과학에서 생산하는 기초·영양수액이 상품매출이 약 1800억원으로 잡혀 비중이 높게 책정됐다"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상품매출 비중은 15% 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종근당 33.7%, 보령제약 35.5%, 동아에스티 33%, 일동제약 30.1% 등도 상품매출 비중이 30%를 넘는 등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9165억원 가운데 상품매출이 901억원(9.8%)으로 가장 낮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와, 신약 개발 실패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제약사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교적 매출을 올리기 쉬운 다국적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약을 가져와 팔고 있다"며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매출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자체약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ews@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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