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저유가 시대 종결될까···탈원전 정책 속도 조절 필요

세계경제 호황으로 국제유가 상승세, 이란발 악재까지 겹쳐 김수찬 기자l승인2018.05.10l수정2018.05.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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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비즈넷타임스=김수찬 기자] 우리나라에 한때 연(年) 1000억달러의 보너스를 안겨줬던 달콤한 저(低)유가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미국이 8일(현지 시각)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고 대(對)이란 제재 부활을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할 전망이다.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엔 하락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차익 실현 등으로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2.4%) 하락한 69.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9일 들어 장외시장에서 한때 2.4% 상승하면서 70.72달러까지 반등했다.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국은 지난 3년간 저유가의 혜택을 크게 봤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에너지의 95%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탈(脫)원전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유가는 올 초부터 국제경제 호황으로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 제재 부활은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하루 2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 원유 수요의 약 3%에 이른다. 미국 인프라캡 MLP펀드의 제이 햇필드 매니저는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해 이란 제재가 부활하면 유가가 최소 배럴당 5~10달러 정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배럴당 70달러 선인데, 80달러까지 치솟을 거란 얘기다.

이란발 국제유가 상승은 우리 경제가 누려온 '저유가 보너스'의 소멸을 의미한다. 한국은 저유가 시대에 한 해 최대 1000억달러의 혜택을 봤다. 국제유가가 연평균 94달러였던 2012년 우리나라의 총 에너지 수입액은 1848억달러였다. 반면 국제유가가 연평균 43달러였던 2016년엔 그 액수가 809억달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12조원의 '저유가 보너스'를 누린 셈이었다. 112조원은 올해 정부 예산(428조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작년 유가는 평균 50달러를 기록하면서 총수입액이 다시 1094억달러로 높아졌다. 올해는 유가가 더 치솟을 전망이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국제 평균 유가(WTI)는 64.12달러로 작년보다 26% 상승했다. 여기에 이란 제재 부활로 인해 국제유가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탈원전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유가 상승은 우리 정부가 원전을 대신해서 발전 원료로 쓰려는 천연가스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주요 가스 수입원인 중동 국가들이 유가에 천연가스 가격을 연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정부는 도시가스 요금을 5월 1일부터 0.2~3.2% 인상했다. 유가 상승은 기업의 비용 증대를 가져오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에겐 더 큰 고통이 된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작년에 탈원전 계획을 세울 땐 저유가로 우리 경제가 지탱할 여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10년, 20년 후의 에너지 안보를 생각한다면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9일 정유업계 등과 함께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협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때도 원유 수입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미국의 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수입량을 줄여야 했다. 우리나라의 이란 원유 수입량은 2011년 8720만 배럴에서 2015년 4600만 배럴로 크게 감소했다가 2015년 이란 제재가 풀리면서 2017년 1억4787만 배럴로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원유 수입의 13.2%를 차지한다.

김수찬 기자  capksc3@biznet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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